詩人學校

-종삼

 

 

公告

 

오늘 강사진

 

음악 부문

모리스 라벨

미술 부문

폴 세잔느

 

시 부문

에즈라 파운드

모두

결강.

 

金冠植, 쌍놈의 새끼라고 소리지름. 지참한 막걸리를 먹음. 교실 내에

쌓인 두터운 먼지가 다정스러움.

金素月

金洙暎 휴학계

 

全鳳來

金宗三 한귀퉁이에 서서 조심스럽게 소주를 나눔. 부란덴 부르크 협주

곡 제5번을 기다리고 있음.

 

校舍.

아름다운 레바논 골짜기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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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눈사람

       -최금진

 

 

1.열성당원

 

눈사람들이 산을 넘어와 나를 불러냈다.

폭설이 땅을 갈아엎는 겨울로 갑시다

달빛이 고드름처럼 박혀 이마가 시원해지는

우리의 공화국으로 갑시다

접선 장소는 산맥들이 바다로 남파되는 곳

싸락눈들이 쓰쓰쓰쓰, 모스 신호를 날리자

속초, 고성, 통천, 나진, 블라디보스톡

코발트빛 이름의 마을들이 공중에 떠올랐다.

빛나는 자작나무 가지들이 샛길과 오솔길을 데리고

어둠의 분계선을 넘는 동안

나는 어깨에 걸린 단풍의 시든 견장을 만지면서

마을을 내려다 보았다.

그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어, 폭설이 세상을 덮는 날

나는 막 외치고 다닐 거야.

눈사람 군대들이 온다아, 흰 빛들이 온다아

 

2. 첫사랑

 

신실한 사람은 얼굴이 하얘지면 장가갈 준비가 된 거다

잘 익은 나를 지휘봉으로 톡톡 건드리면서 목사님은

섹스 체위법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얼굴이 하얀 사람은 착해야 하니까

너는 참 점쟎구나, 명절 때마다 칭찬을 하던 가문의 여자들아

아름다움은 공포에서 온단다

성가대원들이 불러주는, 저 들 밖의 한밤중에

망각을 외투처럼 껴입고 기다리는 나의 신부는

내가 이불 속에 만들어 놓은 눈사람

나이 많은 장로들이 지팡이를 짚고 나와 할렐루야를 외칠 때

내리는 문을 맛있게 받아먹으며

나는 깨끗한 남편이 되어야 한다

가끔 소년시절에 불렀던 유행가를 몽정처럼 눈 위에 뚝뚝 떨구며

아멘,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되었습니다.

얼굴이 하얘지면 잘 여문 성기를 감싸 쥐고 장가를 가야 한다.

흰옷을 입고

제가 파놓은 눈구덩이 속으로 걸어가는 사람

 

 

3. 눈으로 뭉쳐진 사람들

 

헐렁한 햇살의 틈마다

호명하는 제 이름을 듣지 못하는 무료급식소 노인들이

햇볕에 몸 맡기고 있다.

몸은 어디 가고 머리 허옇게 센 혼령만 남아

삼삼오오 앉아 있다.

눈덩이 같은 주먹밥 몇 개가 저들을 오래오래 세워놓는다.

 

 

4. 마흔 살

 

계획은 수정되었고, 과업은 완성되지 못했다.

비트를 파고 은신하기로 한다.

잡히면 약을 먹는다. 흰 피를 쏟으며

헛된 희망을 경계하라.

불온문서처럼 사방에 뜨거운 햇살이 뿌려질 것이다.

자급자족하면서 때를 기다리다가

백화만발 좋은 세상 못 본다고 후회하지 말자

한세상 진짜 사람답게 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