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Log
글수
30
외디푸스
huun
http://literarynote.kr/bulletin/347
2009.06.23
18:40:10
186
0
프로이트의 생각과는 달리, 질투는 아이가 아니라 오히려 아버지가 했던 것은 아닌가?
충만함을 바라보며 두려움을 느끼고, 공허를 느끼고,
난데 없이 빼앗겨버린 사랑을 만회하기 위해,
그 왜소하고도 초라한 법과 권위를 내세워, 연적을 벌하는 것이다.
외디푸스
----------
충만의 열락에 사로잡혀 있는 아이에게 느닷없이 불어닥친 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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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회상
huun
2010-09-07
2010-09-07 16:19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열공하던 어느날 새벽에 내게 전화를 걸어, 헛기침 소리 한 번 하시고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너 이제 공부할 나이는 지나지 않았냐?" 그 때가 97년도 쯤 되었으니, 지금으로부터 약 13년...
29
잠재
huun
2010-08-25
2010-08-27 14:14
고급스러운 백화점 내부 복도에 나 있는 쇼윈도우. 수 백개의 유리와 거울들이 내부 공간을 증식시키고 현란하게 한다. 거울에 비친 백화점 내부는 두 배 세 배로 커 보이고, 사람이 지나갈라치면, 유리색에 따라 다른 색과 굴...
28
지난 날들
huun
2010-08-23
2010-08-26 15:50
지난 글들을 읽어본다. 항상 그렇듯이 소름이 끼친다. 감동적이어서가 아니라, 유치해서. 어떤 건 그냥 저냥 봐줄만 하지만, 어떤 건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다. 시간이 지날 수록 소름의 강도가 심해지고, 양도 많아진다. 마치 ...
27
엘 시스테마 (El Cismeta)
huun
2010-08-20
2010-08-24 15:13
최근에 대학로에 있는 <하이퍼텍 나다>에서는 베네수엘라 영화 한편을 상영중이다. 바로 <엘 시스테마>(El Cistema)이다. 베네수엘라의 빈민촌들을 중심으로 하여, 엘 시스테마라고 하는 일종의 음악학교를 건설하여, 나라 전체의 모든...
26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개설한 통장
huun
2010-08-20
2010-08-24 01:16
수년 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행정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 편에 있는 입법자들과 그 심복인 사법자들이 무지막지하고도 지저분한 표현력으로 새삼스럽게 보여주고 있는, 변하지 않는 정치적 진리가 하나 있다: 정치란 창조이...
25
지평과 이미지
huun
2010-08-14
2010-08-15 01:22
구글맵이나 다음 로드뷰에서 사진으로 찍힌 길. 길 전체를 사진으로 보면서, 그 길을 따라가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찾아본다. 2블럭을 지나면 지하철역이 나온다는 정보를 가지고 직접 그 길을 가 본다. 그런데 사진과는 다르...
24
씨네마톨로지: 거대한 지리멸렬
huun
2010-08-14
2010-08-15 01:24
최근에 Brian Massumi의 책 The Parables For The Virtual을 번역하고 있다. 예전에 Frederic Jameson을 번역하면서 마음 속으로 했던 다짐("제임슨처럼 쓴 글은 절대로 번역하지 않겠다")이 다시금 강하게 떠오른다. Massumi의 저...
23
잠자의 변신
huun
2010-07-21
2010-07-21 11:40
카프카의 작품에서 잠자의 변신을, 일하기 싫은 한 영혼이 자신을 추하고 쓸모없는 존재로 선택함으로써, 노동과 책임과 가면과 그 모든 압력으로부터 열외가 되는 한 영리한 혹은 사악한 게으름뱅이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지 않...
22
차이와 모순
huun
2010-05-31
2010-05-31 14:35
서로 일치하지 않는 어떤 상황이나 사안을 바라보는 두 가지의 태도: 차이와 모순 차이와 모순의 다른점 중 하나는 대화와 연대의 가능성 여부가 아닐까 싶다. 모순의 관점은 사안을 바라보는 너무 경직된 태도이기 때문에 대화...
21
곤두박질
huun
2010-05-27
2010-05-29 11:30
평탄한 곳을 잘 가던 수레가 어찌저찌하여 언덕에 다달아 곤두박질 치고 있다. 수레의 주인은 수레 속의 과일을 망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돌아가는 수레바퀴살에 나무를 끼워 넣어 보기도 하고, 저 앞 쪽에 커다란 돌무...
20
브레송
huun
2010-05-14
2010-05-14 12:51
한 벌로 이루어진 정장 수트. 상의와 하의는 서로에 대하여, 서로를 위하여, 한 벌의 정장을 입는 나를 위하여, 서로를 지시하며, 하나의 전체로서, 한 벌의 정장으로서 존재한다. 그러다가 어느날 하의에 얼룩이 묻어 세탁소에...
19
평화적 대화?
huun
2009-11-10
2009-11-10 05:00
대화란 대화 당사자들의 힘의 균형을 전제로 한다. 물리적이고 객관적인 힘의 불균형 하에서의 대화란 단지 훈시 아니면 명령일 뿐이다. 따라서 당사자들은 각각이 상대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아니면 최소한 상대의 뇌리에 깊은...
18
순응적 긍정
huun
2009-09-11
2009-11-10 04:39
긍정적인 태도와 행동 그리고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마치 만유인력이나 열역학 제2의 법칙처럼, 그것이 삶과 윤리의 불변의 원리라도 된다는 듯이, . . . 물론 긍정은 중요하다. 긍정하지 않고 우리가 어떻게 ...
17
향기로운 악몽
huun
2009-08-05
2009-08-05 11:59
제이미슨(Fredric Jameson)은 필리핀 영화감독 키드랏 타히믹(Kidlat Tahimik)의 영화, 『향기로운 악몽』(The Perfumed Nightmare)을 언급하면서, 그의 영화가 well-made(예술적 태도로서)가 아닌 점을 칭찬한다. 프루스트(Marcel Proust...
16
인간과 초인
huun
2009-08-05
2009-08-05 08:41
버나드 쇼(Bernard Shaw)의 위대한 토론극(Rational Discussion Play)인 『Man and Superman』의 제3막은 꿈의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거기서 그는 악마 루시퍼의 입을 빌어, 그 자신의 놀라운 활력의 원동력 같은 것을 ...
15
유리창 닦기
huun
2009-07-23
2009-07-25 03:52
투명한 유리창, 아니 더 정확히 말해, 유리창은 한 번도 투명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유리창은 투명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아니 투명한 유리창을 보고 싶어, 유리창을 닦기 위해 물걸레, 화학약품, 휴지, ....
14
쇼펜하우어?
huun
2009-07-21
2009-07-21 04:36
자신의 비참을 무의식적으로 깨닫고 있는 우리 모두는, 그 비참이 나 자신만의 것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최소한 온통 뒤집어 쓴 것은 아니라는 희망에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이웃과 타인에게서조차 그 비참을...
13
단어를 빠져나가기
huun
2009-07-21
2010-05-04 17:05
진부한 시인들은 끊임없이 단어들을 찾아나선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시는 단어들 사이에서, 단어들을 빠져나가며, 단어들 등뒤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그 무엇인데도, 그들은 자꾸만 단어들만 바라본다. 단어를 버리고, ...
12
은유와 자본
huun
2009-07-21
2009-07-24 21:36
은유란 영토의 확장, 다르게 말해 오지랖을 넓히는 것이다. 탈영토된 영혼이나 본질을 다른 영토 속에서 찾고, 거기에 이정표를 세우는 과정이랄까? 탈영토화와 영토화가 이중 작용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대상과 육체로부터 탈...
11
속지 않는 삶
huun
2009-07-21
2010-05-04 17:08
우리는 계속해서 두 수준의 삶에 대해 말해왔고, 암송해 왔다. 문제는 이 두 수준을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까? 이다. 쉬운 예 하나를 생각해 본다. 대형마트는 공장 혹은 제작회사에 물건을 주문하여, 이벤트 용 물건을 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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