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비둘기
오늘 오후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신호등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한 떼의 아이들이 무언가 웅성거리며 떠들기에 귀를 기울였더니
“난 저거 쓰레긴 줄 알았어” 한 아이가 말하자,
다른 아이가 끼어들었습니다.
“어디? 어디?”
“저어기 …” “저거 근데 비둘기야” 그래서 바라보았더니
녹은 눈으로 지저분해진 회백색 보도 위에 훨씬 진한 회색 뭉치 하나가 앉아 있는 겁니다.
비둘기였어요.
정말이지 아이 말대로 쓰레기처럼 보이더군요.
그리고 잠시 후에 신호등이 들어오고 아이들이 몰려서 길을 건넜습니다. 그러면서 떠들더군요. “그런데 야! 죽은 줄 알았는데.”
“눈 보니까 무섭더라…” 아이들은 재잘거리며 회색 횡단 보도를 뛰어 건넜습니다.
전 비둘기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둘기들도, 길을 잘못 든 비둘기는 때로는 수성을 번득일 때가 있나 봅니다
그 비둘기 추위와 배고픔앞에서 아마도 거의 죽음앞에 있었던 듯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