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란 대화 당사자들의 힘의 균형을 전제로 한다.

물리적이고 객관적인 힘의 불균형 하에서의 대화란 단지 훈시 아니면 명령일 뿐이다.

따라서 당사자들은 각각이 상대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아니면 최소한 상대의 뇌리에 깊은 인상과 자국을 남겨,

그가 다음번엔 그 기억을 다시는 떠올리고 싶어하지 않을 만큼의 강도를 실은 무기 정도쯤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진정한 대화는 거기서 나온다. 대화란 무엇보다도 정치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테이블에 임하는 당사자가 상대더러 무기를 버려야만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 할 때에는,

자신이 약자이거나, 아니면 최소한 자신도 이미 손에 무기를 쥐고 있지 않다는 제스쳐 쯤은 상대에게 보여주면서 그러한 요구를 해야만 한다.

반면 테이블에 들어서는 당사자가 상대에게 무기를 보여주어야만 대화를 할 수 있다면,

그 테이블은 이미 들어와 앉아있는 누군가에 의해 장악된 것이다. 약자만이 무기를 들고 대화할 필요를 느낀다.

그렇지 않다면 대화란 다만 강자의 넌센스일 뿐이다.